'석탄 의존' 줄이는 중국, 원자력 중심의 '에너지 굴기' 가속화
중국이 심각한 대기 오염 해결과 에너지 안보 강화를 위해 핵발전 산업을 국가 핵심 전략으로 육성하며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세계 원자력 협회(WNA)의 최신 데이터에 따르면, 중국은 현재 60기의 원자로를 가동 중이며 추가로 37기를 건설하고 있는 명실상부한 글로벌 원전 대국으로 우뚝 섰다.
1. 여전한 석탄 의존도, '5%' 원자력의 무한한 성장 잠재력
중국의 2023년 전력 생산량은 총 9548 TWh에 달한다. 이 중 석탄 발전이 5857 TWh로 전체의 61%를 차지해 압도적인 비중을 보이고 있다. 반면 원자력 발전은 435 TWh로 약 5% 수준에 머물러 있다.
하지만 중국 정부는 만성적인 동부 지역 스모그의 원인인 석탄 화력 발전을 줄이기 위해 '오염과의 전쟁'을 선포한 상태다. 이에 따라 원자력 비중을 2050년까지 28%로 확대하겠다는 로드맵을 세우고 대대적인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2. 왜 동해안인가? 지정학적 필연성이 낳은 '핵발전 벨트'
중국의 원전 시설은 대부분 동부 해안 지대에 집중되어 있다. 여기에는 두 가지 핵심적인 지정학적 이유가 존재한다.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 석탄 자원은 주로 북서부에 치우쳐 있어 이를 남동부 공업 지대로 운송하는 데 국가 철도 용량의 절반이 소모될 만큼 물류 부담이 크다. 따라서 전력 수요가 급증하는 경제 발전 중심지인 해안가 인근에 원전을 직접 건설하는 것이 효율적이다.
냉각수 확보: 석탄 화력 발전은 물 부족 지역에 위치해 용수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반면, 해안가는 원전 가동에 필수적인 냉각수를 안정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는 최적의 입지다.

3. 서구 기술 전수에서 '독자 모델' 완성까지
중국 핵발전의 비약적 성장은 서구 기술의 전략적 도입이 밑거름이 되었다. 초기에는 프랑스(M310), 캐나다(Candu 6), 러시아(VVER)의 기술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였으며, 특히 미국 웨스팅하우스의 AP1000 설계를 기반으로 기술 이전을 받아 독자적인 발전을 이루었다.
이제 중국은 서구 기술을 단순히 복제하는 수준을 넘어, 독자적 지식재산권을 보유한 ‘화룡 1호(Hualong One)’와 대형 가압경수로인 'CAP1400(Guohe No. 1)' 등을 성공적으로 개발하며 기술 자립을 선언했다.
4. 'BEST' 프로젝트와 전 세계로 뻗어 나가는 원전 수출
현재 중국은 강력한 공급망과 경제적 영향력을 앞세워 원전 기술 수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차세대 에너지 전략으로 꼽히는 'BEST' 프로젝트(에너지 저장 및 핵폐기물 처리 기능을 갖춘 차세대 원자로 등 고부가 가치 기술)를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이미 파키스탄에 CNP-300 및 화룡 1호 모델을 수출해 운영 중이며, 아르헨티나, 루마니아, 이집트 등과 협력을 논의하며 전 세계 약 30개국을 대상으로 원전 수출을 추진하고 있다. 이는 과거 기술 수입국이었던 중국이 이제는 전 세계 원전 시장의 게임 체인저로 변모했음을 시사한다.